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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화도 자전거 종주 (하프코스)

by 키운씨 2022. 10. 4.

집에 와서 씻고 밥먹고 바로 쓰러져 잠들었더니 밤 12시에 깼네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서 괴로운 일은 금새 잊어버리는 습성이 있어요.
금방 잊기전에 빨리 후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달리면서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분명 작년 춘천행때도 그렇게 괴롭고 힘들었던 것을... 왜 또 이짓을 하고 있는거지? ㅎㅎ
그리고 또 깨달은건 모르는 길을 가면 심리적으로 너무 힘겨운 것 같아요.
아는길은 눈앞의 목표라도 바라보면서 달릴 수 있지만
끝을 알 수 없는 길은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포기하고 싶어지네요.

원래 계획했던 라이딩 코스입니다.
중간에 길만 끊어지지 않았어도 이번 라이딩이 이렇게 괴롭게 느껴지진 않았을거 같아요.

이미 다들 아시겠지만 아라뱃길은 그냥 샤방했어요.
하지만 경유1 지역을 지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자전거 길이 있긴하지만 깨끗하지가 않습니다.
모랫속에 못이라도 숨어있을까봐 많이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좀 더 가니 더한 길이 나오더라구요.

바닥이 아주 그냥... 공사장 파편들이 즐비합니다. 이때부터 돌아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자전거 도로가 사라집니다.
1차선 도로로 차와 함께 달린다는건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100여미터 자동차 도로를 달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원래 출발했던 위치로 되돌아왔습니다.

제가 달린 구간이 17번까지로 나오네요.
자전거 도로가 끊기고 100여미터 더 달린거예요.
그렇게 원래 출발했던 위치로 되돌아가 강화초지대교를 목적지로 차로 점프를 했습니다.

차로 가는 도중에 혹시 자전거 도로가 다시 생길까했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저 코스로는 자전거가 갈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붉은색으로 표시한 길은 자동차나 오토바이로만 다니는길입니다.

그렇게 점프해서 오늘 달렸던 강화도 트랙입니다.
다른 사람이 달린 트랙을 보니 제가 달린건 하프정도 되는거 같아요.
그렇게 도착한 강화도에서 저는 정말 멋진 경치를 볼 수 있겠구나... 하면서 기대 만빵이었습니다.

처음 달리기 시작하면서 바다가 나타나면 이런 모습일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기가 서해란걸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ㅎㅎ
그나마도 잠깐 갯뻘이 나오고 바로 사라집니다. ^^;
위의 경치 좋은 사진은 울릉도라네요.
다음엔 울릉도나 제주도로 날라가서 달려야겠어요.
같은 고생이면 솔직히 경치좋은데서 고생하고 싶네요.

1번부터 29번까지의 코스는 크고 작은 업힐, 다운힐의 연속입니다.
취향에 따라 초반에 화이팅 하실분은 제가 달린 방향으로 도시면 될 것 같고 느긋하게 시작하실 분들은 반대로 도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 이미 아라뱃길에서 체력을 소진했기에 업힐이 너무 괴롭더라구요.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여긴 어디? 난 누구? 돌아갈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식의 길들이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게다가 보시다시피 처음엔 잠깐 자전거 도로가 있지만 어느순간 걍 없어져버려서 자동차와 또 같이 달립니다.
그나마 아직은 본격적인 피서기간이 아니어서 그런가 다니는 차가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네요.
그리고 좋았던거는 이렇게 크고 작은 마을들이 중간 중간에 위치해 있어서 한고개 넘으면 바로 편의점이 있다는 겁니다.
중요한 식수와 휴식처(그늘)을 제공합니다. ^^
편의점은 정말 많이 봤네요. 
팬션과 카페도 참 많더라구요.

그렇게 좁은 도로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29번 위치에 와 있을겁니다.
직진과 좌회전이 있는데 좌회전 해야 합니다.
그럼 38번까지 샤방라이딩 코스가 또 펼쳐집니다. ㅜ.ㅜ

말이 샤방이지 이미 체력은 체력대로 고갈되서 중간에 그늘진 벤치에 한참을 누워있었네요.
물도 거의 바닥났고 살짝 허기져서 초코바를 먹었는데 왠지 울컥하네요. ㅜ.ㅜ
남들은 연인끼리 즐겁게 데이트하러 오는곳을... 난 여기서 뭐하는건지...

중간에 괜찮은 팬션을 발견했습니다.
지난번 왔을땐 여기까지 오질 않아서 잘 몰랐었는데...
가장 인상에 남는 팬션은 "109 하우스 팬션" 과 "산토리니 카페팬션" 입니다.
다음에 여친하고 꼭 같이 가보려구요.
깔끔하고 예쁜 팬션이었어요.
사진은 네이버로... 이때부터는 사진찍을 경황이 없었네요. 정말 죽을 것 같았어요.

참고로 38번에는 수산시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식사를 하면 아주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혼자라서... 걍 지나쳤습니다.
이제 바다는 보이지 않고 내륙으로 달립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냥 저냥 달릴만해요.

하지만 어느정도 가다보니 자전거 도로가 있지만 노면이 너무 고르지 않아서 그냥 차도로 쌩쌩 달려버렸습니다.
그렇게 49번을 지나치고... 

다시 되돌아가서 49번을 갑니다만 그때 그냥 붉은색 경로로 달렸었야 했어요.
49번과 61번 사이는 그냥 차도예요. 오르막에 힘들어 죽겠는데 어찌나 차들이 빵빵대는지...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나머지 경로는 그냥 저냥이예요 바다하고도 좀 떨어져서 달리기 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저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밖에 안났네요.

그렇게 강화도 첫 라이딩이 끝났습니다.
총 4시간 걸렸네요.
아마 여유롭게 시간분배를 해서 마음 맞는 분들하고 같이 식사도 하고 하면서 달린다면 6시간이면 좋은 관광이 될듯도 해요.
물론 한여름은 안되구요.

다음에 다시 달릴 기회가 생긴다면 밑에 코스처럼 다시 달려보고 싶네요.

 


 
2014년도에 로드자전거로 강화도를 종주했던 후기를 카페에서 블로그로 가져왔다
하프코스로 달린터라 반나절 정도의 로드였지만
복잡한 마음을 달래는데 참 귀중한 시간으로 남아있다 (춘천행 원정 때와 같다)
회사생활은 안정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개인사로는 참 어지럽고 힘겨웠던게 기억에 남는다
??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고 하는데
지금에 와서 깨닫게 된건
했을때의 후회와 안했을때의 후회가 다른거라서 결국 선택 후에 돌이킬 수는 없는거니
받아들이면서 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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