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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긁적

인간적인 한계

by 키운씨 2010. 5. 4.

팀에 소속되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보통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고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기간 고민을 해야 한다.

과제의 난이도에 따라 그 기간은 천차만별인데 대게 6개월은 벗어나지 않는듯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 로직은 일단은 잘 굴러가고 있고 당시로는 견고해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어느 프로그램이나 한계를 가지기 마련이다.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 이미 한계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이 더이상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이면 그때부터 개발자는 고민에 휩싸인다.

그리고 개발자의 그러한 주저함으로 인해 업무 지시자 역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업무 지시자가 개발자의 고민을 어디까지 이해해줄지가 문제이다.

보통은 이러한 경우 서로간의 신뢰 정도에 따라 많이 좌지우지 되는게 태반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단기간에 진행되지는 않는다.

뒤늦게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려고 해도 이미 시기가 많이 늦어버릴 수 밖에 없다.

개발자가 프로그램 개선 의지를 잃었다면, 업무 지시자는 방전되어 버린 개발자의 처후를 어떻게 할지 항상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방전된 배터리는 버려질 수 밖에 없다.

최소한의 출력도 나오지 않는 배터리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recharge 되던 누군가가 recharge 시켜주던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장치속에서 일개 부품은 그 역할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쓸만하지만 방전되어버려 스스로 재기할 의지를 잃어버린 개발자를 아까워 할 것인가?

아니면 길고 가늘게라도 나아갈 새로운 개발자에게 기대할 것인가?

그것은 업무를 지시할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우리들 대부분은 적어도 지금 당장 최선을 다해 자신을 쥐어짜는 퍼모먼스라도 보여주는 사람을 이용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사실에 도착하면 결국 누구나 한가지 결론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언제나 물갈이는 존재하고 그것을 대비하지 않으면 솔루션은 그때마다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역시 조직을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쩔 수 없이 이러한 결론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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