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고민이 한창이던 때에 남겨놓은 메세지다.
개발 일을 한지 약 3년여정도 되는 때인데
이젠 가물 가물해지던 때인데...
내가 남겨놓은 메세지를 보면서 "아... 그땐 그랬었지... 이런게 힘들었지" 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다른 꿈과 고민이 더 크다.
<2007년 6월 16일 회고록>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저의 꿈은 흔들리는 한국 IT의 중심을 세워 모든 개발자들이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개발자가 개발자를 인정하고 고객이 고객으로써의 권리를 요구하고 경영자가 경영자다운 한국 IT업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한국 IT가 내리막길을 걸어갈때까지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부정적인 현실에 대해 자기 자신이 아닌 경영자나 가까운 영업들의 탓으로만 돌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돌아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제대로 인정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모든 사람이 우러러 볼만큼 실력을 갖추고 존경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기회는 99%의 노력으로 준비하고 1%의 행운이 따라주는 사람에게 기회로써의 값어치를 가지게 됩니다.
그러한 노력에 대한 보상은 결과에 대한 가치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든 이들이 공정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가치 기준이 확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가치 기준이 될까요?
누가 그 기준을 정할까요?
그건 바로 개발자 자신입니다.
나를 통해 누군가 자신의 길을 알아가고, 누군가를 통해 내가 바라는 미래를 옅보게 됩니다.
그것은 거대한 네트워크입니다.
매트릭스와 같은 거대한 네트워크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개발자와 개발자를 이어주는 거대한 네트워크는 바로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신용할만한 인적 데이터베이스는 제가 바라는 두번째 꿈입니다.
그러한 인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저는 지금 일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한국은 아직도 프로그래머로써 일을 하기엔 여러가지로 불안정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돌아가서 이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습득하는 데에 게을러서는 안될겁니다.
해외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가지는 사람들이 생각하듯 이곳의 상황은 한국과 비교해 그렇게 밝은 장미빛 인생만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개발이 좋아서 프로그래머가 되고, 그러한 열정은 냉혹한 현실에 내동댕이쳐져서 지치고 상처받고 결국 이곳에 흘러오고 있습니다만,
어차피 어디를 가도 비슷한 환경에 단지 요구하는 부분이 다를 뿐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도피하듯 뛰쳐나오는 이들에게 이곳이 내어주는 기회는 아직도 공짜 야근과 휴일근무로 고통받는 한국 개발자들의 현실을 잊을만큼 안정적인 생활과 여유로운 자금입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댓가로 이곳은 일본어라는 부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마도 한국에 돌아갈때까지 언어에 대한 장벽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물론 하고 싶은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한국어나 일본어나 답답한게 사실입니다만, 적어도 이들에게 분명한 어조로 또렷한 느낌을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니까요.
그렇다고 일본어에 그리 많은 시간과 정력을 투자할 수 없다는게 이곳에 첫발을 내디딜때부터의 저의 결론이었습니다.
제가 선택하는 것은 모든 것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2년여째 다루고 있는 자바라는 언어는 이미 웹2.0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 왔고 그에 맞춰 변화해 왔습니다.
작년 이곳에 오면서 단 수개월만에 제가 접해본 자바기반의 프레임웍만해도 3~4개가 될 정도로 지금까지 자바는 내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외적인 면에서까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에 맞춰 자바개발자들 역시 새로운 프레임웍에 익숙해져야했고 새로운 문법에 익숙해져야했고 새로운 개발방법론에 익숙해져야했습니다.
그것은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학습을 해야만 하는 인간의 숙명을 대변하는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딴짓을 하며 같은 자리를 맴도는 동안 전혀 다르게 변화해 버린 세상 속에서 짧은 기간안에 그 모든 흐름을 파악하고 기술을 습득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겹습니다.
지금 제가 습득해 가는 지식이 익숙해지는 동안 또다시 새로운 기술과 패러다임이 이슈로 다가올테고 그 변화에 헐떡거리며 마냥 그 흐름을 쫓아갈 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지금 괴롭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접한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도 하니까요.
비록 그 지식이라는 것이 너무나 보잘 것 없어서 누군가와 나눌 가치조차 없을지라도 확실히 이전의 저의 모습과 지금의 제 모습은 많은 변화를 해오고 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결단은 저를 안정시켜주고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를 불러 일으킵니다.
그토록 바라보고 싶어했던 세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갈수록 저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며 용기를 갖게 됩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햇병아리 개발자이지만, 제가 지금 이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참으로 기쁩니다.
언젠가는 "아 참 보람되구나" 라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랬던 나의 지금 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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